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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도 끝난 고3 시기, 교사의 일상 기록 11월 말은 고3 담임교사에게 찾아오는 황금기이다. 3월부터 11월까지 그 어떤 부서나 학년의 교사보다 숨가쁘게 달려온 고3 담임교사들은 수능 이후부터 여유가 많이 생긴다. 월급루팡이라는 것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의외로! 여전히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놀라웠다. 그래도 정신적으로는 애들 수시상담시킬 때보다는 훨씬 부담이 적다. 일단 집에서 5시 20분에 출발해서, 학교에는 6시 55분쯤 도착했다. 너무 일찍 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겠지만, 정시각에 도착하는 것보다는 일찍 도착해서 여유있게 심신을 정비하는 것이 더 좋기 때문에 항상 늦어도 7시 20분에는 출근을 완료하는 편이다. 오늘은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4일차이다. 고3 학생들은 수능 직후 2학기 기말고사를.. 2022. 11. 25.
고3 수능 응원 선물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으로서 우리반 아이들에게 수능 응원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미운정이든 고운정이든 정은 정인가보다. 2학기 들어서면서부터 우리반 아이들에게서 고운 것보다는 미운 것이 더 많이 보였지만... 그래도 수능 보기 전에 응원을 해주고 싶었다. 1학기 초에 신청해서 받은 각종 예산을 총동원하여 우리반 아이들을 위한 수능 응원 선물을 준비해보았다. 1. 수능 D-10: 간식 패키지 아이들 수능 응원 선물로 '먹을 것'을 줄 때에는, 혹시 배탈이 날지도 모른다는 위험성을 감안해야 한다. 고로, 간식을 줄 때에는 실온에서 오래 보관해도 괜찮은 것 위주로 준비하고, 되도록이면 수능 일주일 전에 줘서 아이들의 위장 상태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어느 사이.. 2022. 11. 15.
읽어보시집 시즌2 (글 최대호, 그림 최고은) 기록의 생활화라는 목표를 가지고 티스토리 블로그를 처음 개설한 날, 남자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블로그 공개 포스팅을 10개 달성하면 축하해줄게. 처음에는 내 생각을 글로 쓴 뒤 그것을 불특정다수에게 공개하는 것이 좀 낯설고 두려웠다. 하지만 어설프게나마 글을 쓰고 올리는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타인의 시선보다는 이 활동 자체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퇴근 후나 주말, 혹은 자투리 시간에 책을 읽고 생각을 하며 글을 적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블로그 공개글 10개’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목표를 달성한 뒤 선물로 받은 것이 바로 오늘 다룰 책인 이다. 파란색의 표지 한 귀퉁이에는 ‘읽으면 행복해지는 시’라고 소개가 되어 있었다. 뭔 의미인가 싶었는데 책을 두세 페이지 넘기니.. 2022. 11. 10.
세 갈래 길(래티샤 콜롱바니) 을 알게 된 계기는 지난달 내가 정말 재미있게 참여했던 ‘독서와 교사 수업 철학’ 연수에서였다. 첫째날 연수 진행을 맡은 강사님께서 이 책을 추천해주셨다. 연수에서 다룬 도서 에 인도 여성 바산티의 열악한 처지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그 내용과 관련하여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소개받았다. 마침 연수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에서 교원학습공동체 지원금이 나왔길래 이 책을 구입하겠다고 신청하였다. 이 교무실에 도착한 날, 나는 한나절 만에 이 책을 다 읽어버렸다. 순식간에 몰입이 되는 흡입력 있는 소설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 읽은 것이 아까워서 또 한 번 더 읽을 정도였다.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른 생각을 여기에 정리해두고자 한다. 오늘은 몇 가지 질문을 제시하고 그에 대해 내가 생각한 답을 다는 방식.. 2022. 11. 9.
올해의 업무 성찰/모의면접 프로그램 진행 기록 올해 나의 업무는 3학년부 학력신장계였다. 내가 책임지고 맡아야 했던 일은 다음과 같다. 첫째, 3월부터 10월까지의 3학년 학력평가와 6월, 9월 모의평가 담당 업무이다. 이것은 철저한 점검과 효율적인 일 처리 능력만 있다면 큰 어려움 없이 해낼 수 있는 업무였다. 아, 튼튼한 허리와 팔, 재빠른 손가락이라는 체력이 뒷받침되면 훨씬 더 좋다. 둘째, 또래학습멘토링을 통해 멘토 학생과 멘티 학생 사이의 공부 활동을 기획하고 시행하고 점검하는 업무이다. 매월 활동지를 걷고 활동일수 충족 여부, 활동일지 제출 여부, 보조자료 제출 여부를 확인하여 도장을 찍어주는 것 정도를 하면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올해 3학년 학생들은 이미 작년에 동일한 멘토링 활동을 겪었던 적이 있던 터라, 큰 무리 없이 올해의 멘토링 .. 2022. 11. 5.
일곱 해의 마지막(김연수) 1년 전쯤 친한 동료 선생님이 생일 선물로 문학동네 북클럽에 가입시켜 주신 적이 있다.(올해는 때를 놓쳐서 재가입을 하지 못했는데... 내년에는 꼭 다시 가입해야지) 북클럽 회원 혜택으로 원하는 책 2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때 내가 고른 책 중 하나가 이었다. 많은 책들 중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별거 없었다. 그냥 유명한 작가의 신작 소설이니 재미있겠지 하는 단순한 마음이었다. 그러고서 이 책을 책장에 올려둔 채로 거의 1년이 흘렀다. 다시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문학잡지 Littor를 읽다가 이 책에 대한 언급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김연수 작가의 인터뷰 내용 안에서 이 책의 제목을 찾고서, 음 나중에 읽어봐야지~ 했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에 와서 책장을 뒤졌고, 유레카! 이 책을 발견했.. 2022. 11. 3.
대리사회_타인의 공간에서 통제되는 행동과 언어들(김민섭) 수능이 한 달 남은 시점, 학생들의 자습 시간이 증가하면서 약간의 여유가 생겼기에 독서를 해보기로 결심했다. 도서관에 내려가서 책을 한 권 대출할까 하다가, 학급문고의 책을 먼저 살펴보기로 했다. 툭툭 손으로 책을 한 권씩 건드리며 고르다가 형광 초록색의 표지를 하나 발견했다. 제목은 ‘대리사회’였고, 뒤표지를 보니 ‘대학 강사에서 대리기사가 된 지방시’라는 문장이 있었다. 대학 강사였던 사람이 대리기사가 되었다는 내용에서, 작가의 치열한 고뇌와 삶의 경험이 책 안에 가득 들어있을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또한 ‘지방시’가 뭐지? 궁금했다.(‘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라는, 작가가 대학에서 일하던 시기에 쓴 글이라고 한다. 나중에 읽어봐야지.) 슬쩍 책을 넘겨보니, 수필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수필을 좋.. 2022. 10. 24.
(교사연수 후) 독서와 교사 수업 철학: 총평 5일차 연수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기록해 두고자 한다. 일단 강사님의 열정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고용휴직을 쓰시면서까지 당신께서 구현하고자 하는 수업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신 것이 멋졌다. 한편으로는 나는 저렇게는 못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 중심 교육과 학생 참여형 수업을 위해 거꾸로 캠퍼스에 새로 둥지를 틀고, 모든 커리큘럼을 스스로 계획하시며 새벽까지 연구를 하시는 강사님의 삶이 존경스러웠지만, 솔직히 따라할 엄두는 나지 않았다. 나는 워라밸을 중시하는 인간이기에.. 강사님 역시 이것은 자신의 삶일 뿐,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살지 않는다고 해서 그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하셨다. 뱁새가 황새를 서투르게 따라가려 하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지기 십상이다. 섣불리 강사님의 열정을 따라잡으려 애쓰.. 2022.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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